"反시장" 공격에도…돈 몰린 블랙록 ESG펀드

입력 2024-02-14 18:19   수정 2024-02-23 15:2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공화당의 정치적 공세에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선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ESG 펀드의 순유입액이 매 분기 최다를 기록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SG 펀드 운용자산 3200억弗 육박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펀드리서치 업체 모닝스타 다이렉트를 인용해 블랙록의 ESG 펀드 운용자산(AUM)이 2022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5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ESG 펀드 시장은 8% 성장하는 데 그쳤다. 현재 블랙록의 ESG 펀드 운용자산 규모는 3200억달러에 육박한다. 호텐스 비오이 모닝스타 지속가능성연구 디렉터는 “최근 5년간 ESG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인 곳이 블랙록”이라며 “미국에서 ESG 투자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셌지만 블랙록에는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화당은 2020년부터 석유기업 등과 연대해 반(反) ESG 운동을 펼쳐왔다. ESG 투자를 ‘깨어있는(Woke) 자본주의’라고 비난하며 ESG 규제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선 약 150건의 반(反)ESG 법안을 발의했다. 뉴햄프셔주는 정부 기관이 투자 결정 시 ESG 요소를 ‘고의’로 포함한 의사결정자에 대해 최대 20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세계 보험업계 ESG 연합인 ‘넷제로 보험연맹(NZIA)’도 공화당의 공격 대상이 됐다. 공화당이 독점금지법을 명분 삼아 ESG 투자를 ‘담합’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공화당 대변인은 “글로벌 보험사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동일한 정책을 지향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담합’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ESG 투자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고금리까지 더해져 ESG 투자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S&P 글로벌 청정 에너지지수는 28.4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19.7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애플·MS 담아 15~20% 수익 내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의 ESG 투자는 나홀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ESG 펀드에선 5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작년 3분기(27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블랙록의 ESG 펀드에는 작년 4분기 47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블랙록의 ESG 펀드만 홀로 성장한 배경엔 기술주 투자가 있다. 다른 ESG 펀드처럼 친환경 에너지 기업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지 않았다. 블랙록은 풍력발전 및 태양광발전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기후 전환’ 정책을 펼치는 기업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 비중 상위 종목에 포함된다.

블랙록의 최대 ESG 펀드 중 하나인 ‘ACS 미국 ESG 인사이트 주식 펀드’의 지난 12개월 수익률은 20.17%를 기록했다. ‘아이셰어즈 MSCI 미국 ESG ETF’ 수익률도 같은 기간 19.4%를 나타냈다, ‘ACS 월드 ESG 인사이트 주식 펀드’ 역시 15.4%의 수익률을 올렸다. 3개 펀드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애플과 MS였다. 전문가들은 블랙록이 경쟁사보다 ESG 투자 적용 기준을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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